마녀사냥이란 무엇인가. 마녀사냥의 사전적 정의는 '15세기 이후 기독교를 절대화하여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종교적 상황에서 비롯된 광신도적인 현상'이다. 영화 <레커닝>은 바로 마녀사냥이 행해졌던 17세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수도 없이 많은 여자들이 마녀사냥으로 희생된 그 당시의 암흑적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해 소개한다.

- 개봉: 2021. 9. 7.
- 장르: 공포
- 러닝타임: 111분
- 주연: 샬롯 커크(그레이스 역)
1. 과부는 왜 마녀가 되었는가.
1655년 영국, 주인공 그레이스는 남편과 함께 한 외진 마을에 살고 있었다. 부부에게는 이제 막 태어난 딸이 있었고 생활은 넉넉지 못했지만 단란한 가정이었다. 당시 영국에는 대역병이 유행하고 있었고, 어느 날 그레이스의 남편도 역병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역병 걸린 자의 술잔과 바꿔치기를 당해 모르고 마신 술 때문에 역병에 옮은 것이었고, 그 잔을 바꿔 놓은 사람은 그레이스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집주인 '스콰이어'였다. 그는 그녀의 남편을 죽이고 집세를 핑계 삼아 그녀를 독차지하려던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의 계획과는 달리 그레이스는 상당히 굳은 심지를 지닌 여성이었다. 영화에서 줄곧 보여주는 그녀의 강한 의지는 놀랍기도 하고 상당히 독해 보일 정도다.
아무튼 그레이스는 남편을 잃게 되었지만 지조를 지키며 어린 딸을 키운다. 스콰이어는 집에 찾아와 그녀를 겁탈하려 하지만 오히려 총을 들고 반격하는 그녀의 기세에 눌려 쫓겨난다. 이에 앙심을 품은 그는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술집에서 그녀를 모함하기 시작한다. 이 모함의 과정이 정말 우스운데 당시에는 작은 분란도 악마적 마법의 결과로 해석하고 그 희생양을 찾아 몇 사람이 합심하여 모함하면 쉽게 마녀가 탄생하고 만다. 그레이스도 바로 그 희생양이 된 것이다.
2. 잔인한 고문과 마녀재판
결국 그레이스는 마녀재판에 끌려와 잔인한 고문을 당하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그 당시 사용되었던 각종 고문 기구도 등장하는데 상당히 잔인하고 불쾌하기까지 하다.
그레이스의 엄마 역시 그녀가 어린 시절에 마녀 재판을 당해 죽었었다. 그녀의 엄마를 재판했던 사람은 마녀 사냥꾼으로 악명 높은 '무어크로프트' 재판관. 엄마의 억울한 죽음을 목격했던 그레이스 앞에 그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당시 마녀재판 절차는 일단 마녀를 잡아온 후, 심한 고문을 한 뒤 마녀라는 자백을 받아내고 공개적으로 화형하는 것이었다. 무어크로프트는 그 명성에 걸맞게 잔혹한 고문을 퍼부었지만 그레이스는 역시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다. 절대 거짓 자백하지 않고 버티자 고문의 수위는 점점 높아져 간다.
영화가 단순한 공포라기보단 고어(Gore) 영화에 가까운 이유는 잔인한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적인 부분도 상당 부분 건드리고 있다. 재판이 진행되며 하루하루 지나면서 그레이스는 악마의 환영과 만나고 악마와 성적인 접촉을 하는 장면도 등장하는데 이런 장면들은 다소 난해하긴 하다. 감독의 의도는 그녀가 정신이 혼미해져 악마를 보게 되는 환각 증상을 말하고 싶었던 건지 아니면 진짜 그녀가 악마와 내통하는 것인지 다소 관객을 헷갈리게 하는 장치인 것 같다.
3. 결말과 후기
잔혹한 고문에도 불구하고 그레이스는 기지를 발휘하여 탈출에 성공하고, 무어크로프트에게 복수도 성공한다. 다행히 고구마 같은 결말이 아니어서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이니 여타 다른 여자들처럼 허무하게 죽진 않겠지만 워낙 심한 고문 때문에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서 곧 죽을 것처럼 보였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또 재판을 지켜보던 스콰이어 역시 역병 걸린 자의 피를 마시고 죽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무어크로프트에게 복수하는 것보다 더 통쾌했다. 제일 나쁜 놈은 스콰이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근, 페스트 등으로 농촌사회가 분열되는 과정에서 종교적 권력과 기반을 무너뜨리지 않으려 했던 기득권 세력에 의해 사람들을 겁주고 지배하는 수단으로 행해진 마녀 재판. 그 과정에서 무고한 여자들이 너무 많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가슴 아플 뿐이다. 실제로 18세기가 되어 마녀재판이 잠잠해질 때까지 유럽 전역에서 재판으로 희생된 사람이 5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이성적인 시대에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 싶다.
다소 씁쓸한 역사적 사실을 마주하면서도 주인공의 복수로 마지막을 장식한 영화 '레커닝'. 개인적으로는 단순한 내용 전개와 짧은 러닝타임으로 몰입하여 볼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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